인사말

안녕하세요. 김승업입니다.

살다보면 이런저런 일로 힘들 때가 많습니다. 없던 문제가 느닷없이 생기기도 하고, 이만하면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문득 별로 괜찮지 않은 자신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왜 그럴까요? 왜 멀쩡하던 일상이 소리소문 없이 삭아 내리고, 이미 지나간 일이라 생각했던 어려움은 반복할까요? 인생이 원래 그런 걸까요? 새삼스러운 질문이지만 누구도 자신 있게 답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

그럴 때 우린 이런 저런 방법으로 어려움을 이겨 나가려 애를 씁니다. 취미를 가지고, 친구를 만나고, 여행을 떠나고, 신앙을 가지고, 이도 저도 안되면 치료를 찾습니다. 그런데 어렵게 찾은 상담이나 정신과 치료도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약을 먹고 상담을 다녀도 원하는 결과가 잘 얻어지지 않고, 결국 치료를 포기하거나 약의 힘을 빌어 하루하루를 버티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정 변화는 불가능한 것일까요?

정신의학과 정신분석은 이 질문에 대답하려는 학문이자 치료법입니다. 복잡한 이론과 용어들로 쓰여 있지만, 결국은 한 인간의 몸과 마음이 인생이라는 시공간을 살아가는 모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정신과 의사생활과 정신분석 수련을 통해 배우고 경험한 바로는 그렇습니다. 물론 인생은 완벽하지 않고, 사람은 잘 변하지 않지만, 그래도 꾸준히 애쓰고 노력하다 보면 조금씩 발전하고 나아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내 몸이고 내 마음이지만 잘 몰랐던 나의 모습을 이해하면서, 너와 나, 이상과 현실, 소망과 두려움 사이의 이치를 생각하면서 말이지요.

그럼 진료실에서 뵙겠습니다.